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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기업에 CBO가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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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수한 기자 (saeva@fpost.co.kr) | 작성일 2021년 07월 20일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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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터지기 전만해도 소비자들은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가 직원들에게 유급 휴일을 며칠 주는지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았고 신경 쓰는 일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달 초, 패션 기업들의 노예가 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해방을 기념하는 6월 19일에 있었던 일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지켜봤는지는 패션 기업들에게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민권시위 이후 직원들의 유급 휴가를 신경 쓰지 않았던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의 외면을 감수해야만 했다.

 

윤리와 가치를 지키는 자

코로나 이후 인종차별주의와 기후에 미치는 영향 등과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패션 기업들의 입장은 소비자들의 구매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한때 모호했던 직원들의 복지 정책들 역시 광고 캠페인과 마찬가지로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크게 작용하고 있다.

 

2020년 이후 기업의 마케팅은, 디지털로의 확장과 커져만 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대응이 제품을 잘 만들어내는 것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소비자들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복지 정책과 협력사들과의 파트너십 관계를 어떻게 맺고 있는지 까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모든 메시지가 매출과 연결되고 있다. 

 

따라서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윤리와 가치를 일관성 있게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전문 담당 인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업무는 종종 마케팅팀에 맡겨지기도 하지만 마케팅이나 홍보실에서 완벽하게 대응하기는 어려운 경우도 발생한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은 이러한 업무적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전체적인 시각에서 브랜딩을 할 수 있는 최고 브랜드 책임자(CBO: Chief Brand Officers)를 만들고 있다.

 

명품 기업들의 CBO

이번 달, 몽클레르는 나이키의 베테랑 경영자 지노 피사노티를 사상 첫 CBO로 영입했다. 몽클레르 관계자는 “시대정신에 반향을 일으키면서도 적절한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발렌티노는 지난 1월 구찌의 마케팅 임원이었던 알레시오 바네티를 비슷한 역할로 임명했다. 한달 뒤 바나나리퍼블릭은 만수르 가브리엘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지낸 아나 안델릭을 CBO로 영입했다. 

 

지난 7월, 베르사체는 제니 팜을 CBO로 고용했고, 띠어리는 싯다르타 슈클라를 영입해 새로운 역할을 맡겼다.

 

기업들이 브랜딩에 있어 ‘훨씬 더 전략적이고 전체적인’ 것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에 CBO 역할에 대한 관심이 패션 전반에 걸쳐 ‘급상승’하고 있다.

 

“CBO로서 브랜드가 전 세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들이 브랜드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죠? 그것은 패션 문화에 무엇을 기여하는가? 그것은 문화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어떤 문화적 소통을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CBO의 역할

일부 브랜드는 단순히 기존 CMO의 책임에 CBO의 책임을 더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몽클레르는 CMO 타이틀을 없애고 권한과 책임을 CBO에게 맡길 계획이다.

 

앤젤릭은 바나나 리퍼블릭이 80~90년대의 전성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앤젤릭은 ‘BR Vintage’ 같은 라인의 부활을 계획하고 있다.

 

‘BR Vintage’는 전성기 시절 200개 이상의 빈티지 스타일을 선보였고, 대부분 출시 첫날에 매진되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 ‘BR Vintage’ 캠페인은 긍정적인 면을 반영할 것이며, 할렘 패션 ‘로우’와 같은 소수 집단과 손잡고 유색 인종 디자이너들과 협력한다.

 

앤젤릭은 “이러한 노력들은 브랜드의 실질적인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브랜드의 사회적 문화적 실체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일부 패션 기업들은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와 최고브랜드책임자(CBO)라는 용어를 구분 없이 섞어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 두 역할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CMO의 역할은 매우 구조적인 방식으로 마케팅을 한다는 점에서 기업의 경제적인 부분에 영향을 준다. 브랜드 전략과 새로운 콘텐츠 개발은 그 역할이 더 책임감 있고 더 재미있는 일이 된다.”

 

앤젤릭은 자신의 책임과 역할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브랜드의 목표와 비전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한 모든 브랜드는 목적과 역할에서 제품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스토리를 가져가야 한다.  따라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액티비티, 매장의 구성, 협력사와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아주 매끄럽고 일관된 서술이 필요하다.”

 

성공하는 방법

소비자가 어떤 식으로든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에는 잘 만들어진 메시지도 왜곡되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좋은 CBO는 고객이 잡지에서 프로필을 읽거나 인스타그램에서 인플루언서의 협찬 게시물이 문제가 되더라도 이 같은 일들이 브랜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야 한다.

 

“많은 CBO들이 마케팅과 전략 분야에서 오게 된다. 전략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CBO는 마케팅 담당자가 될 수는 없다. 점점 더 복잡해지는 제품마다 각각의 마케팅이 필요하고, 전체적인 브랜드의 방향과 가치를 통합된 비전으로 그려내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이를 위해 CBO는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 인사 및 고객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서를 아우르며 기업 운영 방식이 회사의 가치와 일치하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CBO는 ‘카멜레온’과 같아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한편, CBO 역할의 공식화 자체는 한 브랜드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회적 책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지를 반영한다. 정치적, 문화적 문제에 대한 브랜드의 입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패션 기업에 CBO가 있느냐 없느냐는 문화, 사람에 대한 헌신과 브랜드에 대한 투자가 조직의 최고위층에서부터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주는 잣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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